프란치스코 교종 “도로시 데이의 삶은 자선과 증언, 사랑의 복음화하는 힘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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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종 “도로시 데이의 삶은 자선과 증언, 사랑의 복음화하는 힘을 보여줍니다”
  • 신디 우든
  • 승인 2023.10.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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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 속에 계신 그리스도를 부인한 부르주아 그리스도인 대중이 나를 공산주의로 향하게 했으며, 내가 하느님께 돌아오게 된 것은 공산주의자들과 함께 일했기 때문이다.”

도로시 데이는 “20세기 신앙, 희망, 사랑의 위대한 증인”이었다. 가톨릭신자들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교회를 사랑했고,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고 정의를 위해 일하는 것임을 알았던 여성이었다고 프란치스코 교종은 썼습니다.

교종은 “도로시 데이가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지를 우리에게 말해주는 방식은 사람들이 인간의 노력이나 전략에 의해 하느님께로 인도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적극적인 사랑의 증언인 자선에서 우러나오는 은혜에 의해 인도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이 서문이 실린 책은 도로시 데이가 1938년에 펴낸 회고록 <유니온 광장에서 로마까지>(From Union Square to Rome)의 새로운 이탈리아어 번역판입니다. 이 책은 2024년에 오르비스 북스(Orbis Books)를 통해 영어로 다시 출판될 예정이지만 바티칸 출판사에서 이탈리아어 번역본을 이번 8월 말에 출판했습니다. 이탈리아어 번역본 제목은 <나는 그분의 가난한 사람들을 통해 하느님을 찾았습니다>( found God through His poor)이며, “무신론에서 신앙으로: 나의 내면의 여정”이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가톨릭일꾼운동(Catholic Worker Movement)과 그 신문인 [The Catholic Worker]의 공동 창립자인 도로시 데이(Dorothy Day)가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자치구에 있는 루르드 성모 교회(Our Lady of Lourdes Church)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에 그려져 있습니다. (CNS/그레고리 A. 셰미츠)
가톨릭일꾼운동(Catholic Worker Movement)과 그 신문인 [The Catholic Worker]의 공동 창립자인 도로시 데이(Dorothy Day)가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자치구에 있는 루르드 성모 교회(Our Lady of Lourdes Church)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에 그려져 있습니다. (CNS/그레고리 A. 셰미츠)

교종이 도로시 데이를 언급하다

1897년부터 1980년까지 살았으며 가톨릭일꾼운동의 공동 창립자였던 도로시 데이는 1927년에 가톨릭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녀의 시성 운동은 공식적으로 2000년에 시작되었고, 프란치스코 교종은 그녀를 자신이 언급한 4명의 “위대한 미국인” 가운데 한 명으로 포함시켰습니다. 2015년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때였습니다.

오르비스 북스의 편집장인 로버트 엘스버그(Robert Ellsberg)는 8월 20일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열린 성찬 및 해방운동 회의에서 도로시 데이에 관한 강연을 하면서 그 순간을 언급했습니다. 엘스버그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도로시 데이를 강조한 것은 여러 면에서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자비를 강조하는 복음적 비전,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에 대한 열망, 무관심의 문화와 시장경제에 대한 도전 등을 통해 자신의 복음적 비전을 그토록 완벽하게 구현한 가톨릭 신자는 도로시 데이를 제외하면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녀는 소외된 사람들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상처를 어루만지라는 부르심, 평화와 피조물 보호에 대한 깊은 헌신, 사회적 우정과 연대에 대한 가르침, 그리고 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씨앗을 심는 작업을 보여주었습니다.”

회고록에서 도로시 데이는 그녀를 비방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외로움과 고독과 고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내가 가장 행복했을 때” 하느님을 찾았다고 썼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딸이었던 타말을 임신했을 때 그 출산의 기쁨에 감사를 드릴 분이 필요했다고 고백합니다. “불안한” 삶의 한가운데서 하느님을 찾았던 도로시 데이는 “하느님은 인간이 고통받는 시대에 있을 때 단순히 그를 위로하거나 소외시키는 도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분은 기쁨과 성취에 대한 우리의 열망을 풍성하게 채워 주십니다.”라고 말합니다. 이에 교종은 “주님께서는 존재에 만족하는 부르주아적 영혼이 아니라 불안한 마음을 원하십니다.”라고 썼습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종은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서 그 어떤 것도 빼앗지 않으신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선하심이 인간 존재를 대체한다고 선언하러 오신 것이 아닙니다. 대신에 그분은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머무는 아름답고, 진실하고, 정의로운 모든 것을 성취시키는 신성한 사랑의 불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불완전한 교회, 그러나 하느님의 도구

도로시 데이는 가톨릭교회에 대한 매우 현실적인 그림을 갖고 있었다고 교종은 말합니다. “그녀에게 교회는 종종 부자와 재산 소유자의 편에 있는 것처럼 보였고 종종 실제 사회정의와 평등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많은 가톨릭신자들이 그리스도교의 이상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탐구했고, 가톨릭 교회의 신성한 본질에 대한 확신이 커졌다고 교종은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도로시 데이 자신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유다의 배반, 베드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기로 되어 있던 신앙이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느님의 제도[교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종은 “교회가 자주 비판받고, 미움받고, 버림받던 20세기에 신앙과 희망, 사랑에 대한 위대한 증언자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썼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교회는 하느님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우리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속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원한 분은 우리가 아니라 하느님이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도구이지 우리가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면서 “교회가 하느님의 도구라는 사실은 교회의 소명이 무엇인지, 교회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밝혀주며, 교회가 인간의 현실이 아닌 신적 현실이라는 걸 알게 합니다. 교회는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를 만나실 수 있는 것입니다.”

정의로운 투쟁, 하느님과 만나는 고속도로

도로시 데이의 자선 활동과 정의를 위한 투쟁은 그녀가 개종하기 전부터 이루어졌다고 교종은 지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한 그녀의 일, 그리고 언론인으로서, 활동가로서 그녀가 행한 일은 하느님께서 그녀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는 일종의 ‘고속도로’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교종은 “도로시 데이 자신은 정의를 위한 투쟁이 무의식적으로라도 모든 사람이 화해된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열망을 성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며, 사랑의 달콤한 향기가 메스꺼운 이기심의 악취를 몰아내는 방법 중 하나임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참고] <National Catholic Reporter> 2023년 8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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