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의 집] 도로시 데이를 만나다 "나는 지성인이 아니라 예수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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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의 집] 도로시 데이를 만나다 "나는 지성인이 아니라 예수의 제자"
  • 마크 H. 엘리스
  • 승인 2019.05.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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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10월 7일

나는 도로시 데이를 몇번 만났고 두번 함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그곳에 있는 동안 도로시는 스테이튼 아일랜드에 있는 작은 오두막집에 살고 있었고 때때로 환대의 집에 와서 며칠씩 머물렀다. 도로시는 76살이고 긴 회색머리를 위로 틀어올려 빗거나 스카프로 싸맨다. 그의 얼굴은 불그러진 광대뼈가 특징이고 마치 조각한 얼굴같이 마른 편이다. 도로시는 아름답다.

나는 도로시를 만나는 것이 어떤 기분일까 정말로 알지 못했다. 도로시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을까 혹은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의 힘과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 것일까? 사람들을 만나면 짧은 인사를 하고 그냥 지나칠까? 나는 그 반대가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도로시는 따뜻하고 당신과 당신의 배경에 대하여 알고 싶어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당신의 삶과 연결하고 싶어한다. 도로시는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 예를 들면 한 방문객이 그를 보러왔고 내가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차를 함께 마시자고 청했다. 댄 베리간이라는 진보적인 예수회 신부와 토론이 시작되었고 대화는 도로시의 좋은 친구인 유명한 미국의 극작가 유진 오닐에 대한 이야기로 끝났다. 도로시는 오닐의 비극들이 위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시에게 오닐의 연극들은 고백록과 같은 것이었고, 그가 생전에 발견할 수 없었던 용서에 대한 갈망이었다.

도로시는 여행하길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환대의 집 일상에는 별로 관여하지 않는다. 도로시는 미소를 띄고 말하기를, 자기는 은퇴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결정들은 아직도 도로시에게 부탁되곤 한다.

나와 도로시와의 대화는 몇가지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들을 드러내곤 하였다. 도로시는 공동체에서 자발적으로 택하는 가난과 공동체없이 강요되는 궁핍 사이에 분명한 구분을 한다. 공동체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는 가난은 물질재화에 대한 이탈을 요청하는 복음의 메시지에 응답하는 것이며 영적인 생활을 나누는 것이다. 강요된 빈곤은 반면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 만연된 우리의 현실 사회가 지닌 악을 나타내고 있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경제적, 사회적, 영적 어둠속에 갇히게 한다.

도로시는 자신이 지성인이 아니라 예수의 제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끊임없이 피터 모린이 가톨릭일꾼운동의 창시자이며 자신의 스승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역할은 피터의 원칙들을 구체화하고 그것들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라고 한다.

도로시는 참회와 고백의 필요성에 대하여 비중을 크게 두고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죄를 인정하기만 한다면, 그 죄를 다른 이들에게 고백하고 진정으로 용서를 빌 수 있기만 한다면.....” 그는 자주 말한다, “우리의 마음은 변화될 것이고 어마어마한 불의들이 바뀔 수 있을텐데.” 마지막으로, 도로시는 사람들이 어떤 소명에로 불리웠으며, 각자의 소명은 다르다고 주장한다(내가 일꾼운동 이외에 다른 소명을 발견하더라도 죄책감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도로시는 말했다).

도로시는 사람들이 그를 성인이라고 하는 것을 비웃는다. 그는 미소를 띄고 있어 부드럽고 또 공동체와 방문객들에겐 매력적이지만, 가톨릭일꾼운동은 도로시의 이런 자질 때문에만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강하고 영감이 풍부한 도로시의 또 다른 자질에 의하여 운동이 시작되었고 살아남아 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출처]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 마크 엘리스, <참사람되어> 1996년 9월호​​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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