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이렇게 저 사람은 저렇게...알아서 굴러가는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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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이렇게 저 사람은 저렇게...알아서 굴러가는 공동체
  • 마크 H. 엘리스
  • 승인 2019.04.22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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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9월 22일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모든 활동은 자발적인 노동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세가지 유형의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첫번째는 영구, 반(半)영구, 그리고 일시적인 봉사자들이다. 예를 들면 마이클은 영구 봉사자이다. 사무실에서, 2층의 작은 뒷구석에서 마이클은, 일꾼공동체가 기업이라면, 매니저라고 하겠다. 그가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

서신 연락, 기록과 기부금 관리 및 사용, 예산 한도내에서 지출 유지하기, 공동체 구성원들과 가족의 용돈, 의료 그리고 기타 수천가지의 요구들(전기등 갈아끼우기, 빗자루, 청소기, 버스비 등) 채우기 등. 마이클이 돈과 우편을 다 처리하므로 그의 사무실은 공동체의 중심지가 된다. 근무하는(?) 시간은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1주일에 6일간 일한다.

마이클은 50대의 나이이다. 아일랜드계 보스톤 출생이며 뉴욕의 큰 회사 중역이었다. 내가 알기로, 마이클은 몇년전부터 여가시간에 가톨릭일꾼에 오기 시작했다. 후에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일꾼공동체에 아주 눌러 살게 되었다. 강한 믿음으로 마이클은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있다.

진 역시 영구 자원봉사자라 할 수 있다. 병역 거부를 했을 때부터 진은 몇년간 일꾼공동체에서 살고 있다. 군대 가는 대신 일꾼공동체에서 일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진은 강한 신념으로 양심적인 병역기피자가 된 것인데, “복음이 평화를 가르치고 있다” 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요구되는 기간보다 훨씬 넘게 살고 있으며 지난 2년간은 가톨릭일꾼 신문의 영적 지적인 측면에 기여하고 있다. 일꾼운동이 가르치는 것을 진은 살고 있다. 즉 자발적인 가난을, 개인을 희생하고 자비를 실천하며 노동자와 연구가의 삶을 통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진은 가톨릭일꾼운동의 비젼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반-영구 자원봉사자의 모범은 일년간 머물기로 한 짐이다. 짐은 겨우 20살이고 아이다호 주의 한 농장마을에서 왔다. 일꾼공동체에서 한달 반을 지냈는데 이 빈민지역에 잘 적응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짐은 프란치스코회에 입회했는데, 그의 투신을 더 깊이 숙고해보기로 하였다. 그는 전형적인 일꾼공동체의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조용하고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빨리 엄청난 책임을 질 줄 알고 깊은 기도생활을 한다. 그는 투박하고도 부드러우며, 자신을 잘 추스리고 5층의 큰 방에 살아도 나를 포함하여 누구하고도 밀착되지 않는다.

닐은 임시로 와 있는 사람이다. 그는 2,3주간 이곳에 머무를 것이다. 그리고 이곳의 분위기를 한껏 밝게 해주고 있다! 부엌의 봉사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닐은 아무 일도 안 하는데 저녁만 준비되면 항상 첫번째로 내려와요.” 참말로, 닐은 일꾼공동체의 일상적인 일들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무언가 가치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공동체의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고 집안 전체에 웃음을 퍼뜨린다. 짐이 일할 때에 집안의 일들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된다.

닐은 그런 구조들을 개별적인 방식으로 의미있게 만든다. 짐과 닐 사이의 이런 차이는 자주 긴장의 원인이 되는 일꾼공동체 생활의 두갈래 성향을 표현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시끄럽게 굴면 짐은 그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다. 그러면 닐은 그걸 감사하는 유형이다. 저녁이 늦으면 닐은 욕을 하며 짐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부탁한다. 닐은 이곳에 세 주일 정도 있을 것이고, 짐은 1년간 그리고 마이클은 이곳에서 20년간 일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일꾼공동체가 존재하고 기능하며 보다 인간적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존재들이다.

[출처]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 마크 엘리스, <참사람되어> 1996년 9월호​​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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