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청소하고 접시닦고 옷 입혀주고, 거처 마련해주기

기사승인 2019.04.08  17:02:47

공유
default_news_ad1

-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9월 19일

하루의 일과. 9시부터 9시 30분까지 아침식사. 보통 10시쯤 사람들이 나타난다. 봉사자들과 공동체의 몇 사람들이다(퀘이커 오츠회사가 그들의 자연곡물제품을 6백 상자를 기증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이다. 그리고 다 먹을 때까지 그것들은 우리의 아침식사가 될 것이다! 빵과 우유와 함께).

9시 30분부터 11시 15분까지 스프가 나누어진다. 누구나 와서 뜨겁고 맛있는 가정식 스프를 먹을 수 있다. 빵과 차도 곁들여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우리 지역에서 온다. 그들은 집이 없고 병들고 자주 얻어맞으며, 때로는 미치거나 폭력적이 된다. 대부분은 멍한 상태에서 걷고 있다. 20명이 식탁에 앉아 있고 10명이 벽에 기댄 의자에서 기다린다. 한편 40명은 지하실 의자에 앉아 1층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린다. 식탁에서 지하실에서 싸움이 자주 일어난다. 나는 이미 칼싸움을 세번이나 목격했다.

 

스프배급이 끝나면 11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점심식사 시간이다. 공동체는 그곳에 살고 일하는 사람들과 일꾼 “가족”, 그리고 이웃에 살면서 공동체의 친구가 된 사람들이 어울려 이루는데, 모두가 환영이다. 약 50명의 사람들이 매일 함께 점심을 먹는다. 스프와 빵, 커피, 홍차가 나온다. 거리에서 오는 사람들은 집에 있는 친구들 사이에 함께 식사하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그들의 점심이 끝난 후 식사가 제공된다. 사람들은 매일 매일 똑같은 자리에 앉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자리에 앉으면 즉시 지적을 받는다.

점심이 끝나면 식탁정리와 마루청소를 다한 후 저녁메뉴가 결정된다. 점심(12시 30분)부터 저녁식사(5시 30분) 사이에 1층 식당은 쉬거나 공동체를 방문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개방된다. 역설적이게도, 이 시간에 폭력사태가 자주 일어난다. 한 낮에 집이 없고 술중독이나 마약중독,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들의 두려움을 내뿜고자 한다. 싸움이 일어나고 유리창이 깨지고 사람들은 억지로 떼어지고 지나치게 대드는 사람들은 몇시간씩 호되게 야단을 맞는다.

어떤 사람들은 어느날 1층과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을 완전히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다. 그러나 책임이 다른 사람들, 즉 경찰에게 이 해결을 맡기는 일은, 내가 아는 한 절대로 없다. 그 대신 말과 때로는 공격적인 몸짓으로 마치 모든 것이 정상인양 하루의 활동들을 기필코 수행한다. 청소하기, 접시닦기, 냄비닦기, 옷 입혀주기, 거처할 곳 마련해주기 등. 새로운 일상의 형태이다.

저녁식사는 뜨거운 분위기이다. 공동체는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한 저녁을 앉아서 먹는다. 식사도 새로 한 것을 먹기 때문에 함께 먹고 치우려면 3시간쯤 걸린다. 첫번째 식탁에는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앉는다. 두번째 식탁에는 일꾼 “가족들”이, 세번째 식탁에는 “거리” 사람들이 앉는다. 간혹 세 식탁의 사람들이 서로 겹치는 경우도 있다. 때때로 계층과 위치가 고정적으로 형성되기도 한다. 집의 한 식구로 느끼는 어떤 사람들은 “술고래” 옆에 앉길 싫어한다. 저녁 식탁에서 이 거대한 무리의 사람들 사이에 긴장이 감돌고 두세 차례 싸움이 일어난다.

오늘 저녁식사에서 한 사람이 계속 폭력을 쓰기 때문에 주의를 들었다. 계획은 원래 공동체가 거의 다 먹은 후에 그가 먹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초대되지도 않고 먼저 들어왔고, 따라서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는 떠나라는 주의를 들었다. 그에게 일꾼 공동체는 집이었으므로 후에 다시 오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는 몸을 날려 스티브의 얼굴에 한방을 날렸다. 스티브가 몸을 일으켰을 때 그는 이미 가고 없었다.

저녁식사가 7시쯤 끝난 후 접시닦기, 마루청소가 거의 다 되자 방도 차차 조용해졌다. 어떤 사람들과 친구들은 2층으로 올라가 텔레비젼을 본다. 7시 30분에 저녁기도가 1층에서 있다. 여섯 일곱사람이 참석한다. 저녁기도 후 사람들은 잠깐동안 이야기를 나눈다. 집은 10시까지 문을 열어놓는데, 저녁기도부터 10시 사이는 대부분 조용하다. 그리고 하루의 열기가 식어 평화스럽기조차 하다.

그러나 이곳의 평화는 예외인 것 같고 규칙이 정해져도 자주 깨어진다. 어제 저녁기도 때에 마누엘이라는 사람이 술에 취해 와서 억지로 들어왔다. 말도 들을려고 하지 않고 조용하게 앉아있지도 않으며 층계를 오르락 내리락하고 “성인인체 하는 위선자들”이라고 욕설을 퍼부어댔다. 놀랍게도 기도는 계속되었다. 그건 우습고도 슬픈, 아름다운 정경이었다.

[출처]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 마크 엘리스, <참사람되어> 1996년 9월호

마크 H. 엘리스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마크 H. 엘리스 webmaster@catholicworker.kr

<저작권자 © 가톨릭일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