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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별로 들어오지 않아 침침하다

기사승인 2019.04.02  09: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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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9월 16일

지난 3일동안 -스프식사가 끝나면- 그냥 도망치기 위하여 산보를 나갔다. 첫째날은 미술관까지 걸어갔다. 어제는 책방을 둘러보았다. 로버트가 침대 머릿맡에 불을 달아줘서 밤에도 읽을 수 있다. 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시작했으나 앞 100페이지를 읽고난 후 책을 덮어버렸다. 이제부터 글로 쓰여진 말은 그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5층은 햇빛이 별로 들어오지 않아 침침하다. 갈회색의 벽들, 가운데가 늘어진 침대들, 옷장대신 자물쇠가 달린 옷상자등. 목욕실은 더럽고 벌레와 이가 항상 나온다. 개인영역이 없다. 어떤 숙명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이웃사람들은 대부분이 푸에르토 리코인들이고 길건너 사교클럽에서는 새벽 서너시까지 음악이 꽤 시끄럽게 흘러나온다. 아직 더운 9월이라 밖에는 사람들이 흥청거린다. 시끄럽지만 이같은 황량함 속에서도 어떤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좋다. 밤늦게 당신은 여자들이 옷을 잘 차려입고 택시로 집에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 마크 엘리스, <참사람되어> 1996년 9월호

마크 H. 엘리스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마크 엘리스 webmaster@catholicworker.kr

<저작권자 © 가톨릭일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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