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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알았는데, 조이스가 동화책을 썼어

기사승인 2019.04.02  09: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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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현옥

이게, 실화냐? ㅡ 이렇게 입고 나가도 안 춥더란.


그간의 더블린, 며칠씩 비 오고 해 났다가도 바람불고 구름 장난 아니더니 오늘 어쩐 날인지, 해 팡팡 뜨고 안 춥더라는.
낫쏘 거리에서 조이스가 일생의 여인, 노라를 만났다고 해서 거길 찾아보기로, 가는 길에 내셔널 도서관에 들어가 책도 찾고 정경도 봐야겠다 작정하고 꽃무늬 치마를 입고 버스에 올랐다. 

아, 각국의 손님들을 태운 버스는 내게 녹록치않고 맨 뒷자리에 앉았을 무렵, 앞좌석 마주 앉는 남성이 있었다네. 키가 훤칠하고 조용하고, 저 편에 이어폰을 꼈으나 내귀까지 랩이 들리는 어떤이 하고는 퍽이나 대조적이라는. 2006년판 내셔널 도서관 조이스 화보 중 낫쏘거리 사진을 꺼내 사진을 찍는 순간 다른 놈들이 우수수 쏟아지고, 앞에 그, "sorry~"하며 주워주느라 난리다. ㆍㆍㆍㆍ 쏘리는 무슨, 니가 왜? 그냥 고마워죽겠는데...ㅋㅋ 하는 그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 상황. 


《더블린사람들》에서 <진흙>, 키작은 노처녀 마리아가 세탁공장에서 오랫만에 외출을 하여 자식처럼 키우던 남자조카들을 만나러 가던 길이다. 선물로 산 케揚 들고 늦은 버스에 올랐으나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않고, 얼굴빛이 붉은 웬 나이 든 아저씨가 자리를 주며 앉으라 하자 날씨 얘기하며 잠시 이야기가 오가자, 남자 볼 줄 모르는 노처녀 마리아는 마냥 히죽히죽 거리다가 그가 아마도 대령쯤일 거라고 생각한다. 기분이 up되어 버스에서 내렸으나 케揚 놓고 내린 상태. 그것도 나중에서야 자신의 행동을 알게 된다는 그 상황.



현옥,
웃고 말았다네.
나, 마리아 아니거든~~~

 

사진=조현옥

 트리니티 대학이 있는 낫쏘 스트릿에서 내려 Hodges & figgis 서점 거리를 지나 몇 걸음 걸으니 내셔널 라이브러리가 보였다. 방문자 카드를 만들기위해 약간의 개인정보를 컴퓨터에 집어넣자 직원이 얼굴 사진을 찍는다. 그 자리에서 리더스 카드를 만들어 주면서 짐은 못 가지고 들어가니 락커룸에 넣으라고 한다. 핸드폰과 연필, 수첩, 안경만 들고 리딩룸에 올라가 컴퓨터로 원하는 책을 검색했고. 오더링하자 갖다준다고 한다. 아차차, 직원 하는 말, 1시에는 배달이 안되니 기다리란다. 아,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배가 고프다.



도서관을 나와 귤 두개와 크로와상, 커피를 점심으로 먹고 바로 옆 '고서점 율리시즈' 에 들어갔다. 세상에 세상에, 초판본들이 있다. 가격?

완전 비싸다.

나도 처음 알았는데 조이스가 동화책을 썼어, 가격은 37유로냐고 물었더니,젠장 375유로 란다. 
그렇겠지.

 

사진=조현옥

 

사진=조현옥


아동 쪽은 더 춤추게 해. 와, 앨리스 책이 완전 오래된 게 있고 어쩜 이리 잘 갖춰 놨을까? 한국의 고서점들은 먼지가 꽉꽉 채워져 있어 들춰내기도 어려운데. 지하에는 오래된 지도들이 있었다. 그 곁에는 적힌 가격보다 반값이나 할인해주는 책들도 있었는데 나는 두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리곤 리처드 엘만의 예이츠, 와일드, 조이스. 에즈라 파운드, 오든 에 관한 서적 《Eminent Domain》을 반값 6유로에 사왔다. 왜 싼가 했더니 출판날짜 부분이 찢겨 없었기 때문인 듯하다.


오후 세 시 반만 되면 완전 피곤해진다. 더이상 뭣도 못 할것 같아 시계를 보면 한국 밤12시 반이다. 난 한국인여. 집에 가야 해. 급하게 버스에 오르면 온갖 배고픔이 몰려 온다. 아니 왜, 여태껏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이때만 되면 이러능겨? 



집에 오자마자 감자를 욕심껏 썰어 넣고, 된장 한 스픈, 고추장 한스픈 넣고 폭폭 끓여 엄청 맛있게 먹었다. 으흠, 배부르면 왠지 걱정도 없어지고...

조현옥 프란치스카
<현옥공소여행센터> 이끔이

 

 

 

조현옥 webmaster@catholicworker.kr

<저작권자 © 가톨릭일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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