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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내 지역구는 천국"

기사승인 2019.02.16  1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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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선종 10주년

경애하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1922년 7월 2일 ~ 2009년 2월 16일) 선종 10주년!

이승에 마지막 남기신 말씀과 빛 !
"고맙다" 그리고 "각막"

지척에서 모습을 뵌 두번의 기억.
명동성당 제대 앞에 누워계신 추기경님 곁에서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기도하던 그날 !
마치 뒤를 따르른듯 선종하신 신학교 동창 고 최석우 몬시뇰 (1922-2009.7.20)과 유머로 담소하시던 한국교회사연구소 설립 40주년(2004년) 그날!

<씨알의 소리> 1972년 1월호를 펼쳐 추기경님의 예언적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박정희 독재의 엄혹한 시절 1971년 명동대성당 성탄밤미사에서 울려 퍼지던 목소리가 마치 오늘날을 향해 메아리 치는듯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는 지금 이같이 참된 기쁨을 지니고 있지 못합니다. 주위가 너무나 어둠에 덮여 있습니다. 우리는 참으로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처해 있습니다. 태산이 나의 앞길을, 우리 모두와 나라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삶에 지쳐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모든 것에 대하여 회의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진실로 밝고 명랑한 사회가 될 수 있는지 의심합니다. 나라에서 무슨 말을 해도, 교회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나라도 교회도 신임을 잃고 있습니다.

인정이 아쉽고 이해와 진실이 아쉽습니다. 나를 받아 줄 따뜻한 마음, 나를 일으켜 줄 힘찬 팔, 나의 모든 상처를 어루만져 줄 부드러운 손길은 없는지, 모두가 이 같은 동경에 젖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그리움을 지닌 채, 무엇인가를 찾고 있습니다. 삶의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서도 절망 직전에 서 있으면서도, 참으로 인생의 의미는 없는지, 빛은 없는지, 계속 찾고 있습니다.

한 나라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의 고질적 부패와 사회 불안의 연원이 현재의 부조리한 권력과 금력의 정치 체제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진실로 과감한 혁신이 없으면 부정부패 일소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습니다. 국민 대중과 영세민들의 생활 향상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차제에 나는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 재위에게 대다수 국민의 양심을 대신해서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과연 이른바 국가보위특별조치법이 국가안보상 시기적으로나 정세적으로나 필요불가결의 것이라고 양심적으로 확신하고 계십니까? ... 이 법은 북괴의 남침을 막기 위해서입니까? 아니면 국민의 양심적인 외침을 막기 위해서입니까? ...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 여러분은 참으로 여러분의 양심에 비추어서 만일의 경우에 올지도 모르는 파국에 대해서 국민 앞에 책임을 질 수 있습니까?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숭고한 정신,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의로운 정신과 그 행동입니다. 모든 이의 마음속에서 식어 가는 애국 애족심을 다시 불태울 수 있는 참신한 정치, 인간 존엄성과 사회 정의에 입각한 시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에 모든 이의 소망을 볼 수 있습니다. 국가 안에서는 모든 이가, 국제적으로는 모든 국가가 평등하고 서로 권익을 돌보며 일체감을 갖는 사회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일의 성취를 강생하신 그리스도의 생활과 신비를 제외하고 어디서 발견할 수 있겠습니까? 그분이 베푸신 사랑, 그분이 지키신 정의, 그분이 요구하신 신뢰, 한마디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의와 사랑입니다. 정의와 사랑이 없는 곳에 평화와 기쁨이 있을 수 없습니다. 평화가 없는 곳에 사회 안정과 질서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특히 국민이면서 동시에 크리스천인 우리들은,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스스로가 먼저 참된 강생의 신비를 깊이 깨닫고 그의 사랑과 정의 안에 단결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탄생하신 그리스도의 복음에 살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시고 '사랑'이신 성자께서 사람이 되셨음과 그의 말씀, 그의 사랑을, 그를 믿고 따르는 이들을 통하여 현재에 구현하고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지도층의 신자 여러분들이 먼저 대오 각성해야 되겠습니다. 그래야만 2천 년 전에 강생하신 그리스도가 불행과 절망에 빠져 있던 사람들에게 실제로 구원의 기쁜 소식이 되었듯이, 교회는 오늘의 사회에 진정한 그리스도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들이 사회와 정부를 향해서는 정의를 부르짖으면서 우리 안에 정의의 실천이 없다면 우리는 위선자가 되는 것이고 강생하신 그리스도를 배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 교회, 특히 나를 포함한 교회의 지도층, 성직자, 수도자들은 이 정신을 가졌습니까? 이 사랑을 가졌습니까?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이 역사의 심야를 밝혀야 할 중대한 사명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반성이 있고 그 반성을 토대로 교회 자체의 혁신이 있을 때, 그리고 정의와 사랑의 행동이 있을 때, 우리 교회는 참으로 한국 사회 안에 그리스도를 강생케 할 것입니다. 이 사회와 나라를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우리 사회와 겨레는 그래도 교회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결코 성탄의 종소리나, 아름다운 성가나, 더더구나 화려한 예식이 아닙니다. 휘황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니라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의 마음속에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진리와 사랑의 등불이, 정의의 등불이 밝혀지기를 우리 동포들은 모두가 고대하고 있습니다. 갈망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사무치는 말씀 !

"있는 그대로 인간으로서 제가 잘 났으면 뭐그리 잘났으며, 크면 얼마나 크며,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안다고 나대고, 어디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고 보면 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아요.""(2007년 자화상 '바보야' 전시회 인터뷰)

가난한 이들의 교회론 !

"하느님은 교회가 진실로 가난한 자, 버림받은 자, 소외된 사람들의 벗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는 그들이 교회에 오는 것조차 귀찮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가난한 밑바닥 인생은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리스도교 신자론 !

"그거야 누구나 다 아는 얘기 아닌가요. 사람은 정직하고, 성실하고, 이웃과 화목할 줄 알아야 하지요. 어려운 이웃을 도울줄 알고 양심적으로 살아야 하지요. 그걸 실천하는 게 괜찮은 삶 아닌가요."

 

김수환 추기경은 1987년 1월 26일 경찰의 물고문으로 사망한 박종철군을 위해 연 미사에서 “이런 정권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중대한 양심 문제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참여론 !

"이번에 기호( )번으로 출마합니다. 지역구는 ... 천국입니다. 왁자한 웃음으로 인터뷰가 마무리됐다" (2002.1.15.동아일보)

천국에 계신 바보 추기경님 !

잘났다고 다 안다고 나대는 이 시대의 저희들이 바보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며 주님의 복음따라 말하고 행동하도록 하느님께 빌어주소서!

 

방진선 토마스 모어
남양주 수동성당 노(老)학생

 

방진선 webmaster@catholicwor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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