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기분 좋은 장날
상태바
온종일 기분 좋은 장날
  • 조현옥
  • 승인 2018.11.12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조현옥

홍성장날ㅡ1일, 6일 장 서요.

이곳으로 이사오고 신나는 일은 장보러 가기 참 편하다는 것.
게다가 오늘은 온종일 쉴 수 있는 날.


차마실 손님 기다리며 식물원 묵은잎 따주고 꽃들과 대화도 적절히 나눴답니다. 장미꽃 얼굴을 가진 다육을 바라보니 절로 웃음도 나고요.


차 우려 마시며 생각해낸 장터 국밥, 걸어서 장보러 나갔답니다. 예로부터 제가 장보러가면 먹을 것보다 꽃 사느라 정신 뺏기기 선수였는데요, 오늘도 역시, 제라늄 두개를 사고 말았습니다. 손님과 밥먹을 집을 찾다가 '홍성집' 앞에서 전을 편 고물상 아재를 발견했겠지요. 흠흠, 다양한 물건이 많더군요. 구경온 분들은 대부분 나이 지긋한 남자어르신들, 몇권의 일본 잡지 앞을 서성이시고요. 신기한 물건 들추다 저는 십자가가 있는 종을 샀습니다. 십자가가 여기저기 상품으로 나온 것을 보고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치면 종소리가 얼마나 맑은지, 그래서요.

사진=조현옥


홍성집 뜨끈한 국밥과 붉은 깎두기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손님은 풀빵을 사가신다고, 역시 장날엔 풀빵이죠. 저도 덤으로 얻어먹게 되었습니다. 여인네 옷이 걸려있는 곳에선 새벽기도나 밤 산책 기도 갈 때 입을 두꺼운 일복 바지를 샀습니다. 


사실 작은 새우가 많이 나왔는데 손이 없어서 그냥 왔으므로 좀 있다 다시 사러갈 예정입니다. 무 하나 사다가 맛나게 지져먹어볼까 하고요.


오는 길에 우리 집앞 책카페에 들려 손님과 커피도 한 잔 사먹었습니다. 아, 참 우리집 무화과가 볼품없어도 제법 익어 맛있답니다. 둘이 하나씩 따먹었는데 아직 몇 개 더 있습디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마을 무화과 만큼은 아니여도 적당히 달아요. 넉넉한 오후인데 해가 꾸물꾸물거려요.

조현옥 프란치스카
<현옥공소여행센터> 이끔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