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우리는 친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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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우리는 친구가 필요하다
  • 헨리 나웬
  • 승인 2017.09.1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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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com

우리자신을 참으로 알고 각자의 고유한 여정을 온전히 고맙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우리가 누구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인정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영적 생활을 혼자 비밀로 해 나갈 수 없다. 우리는 혼자 떨어져서 참다운 자유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없다. 말함이 없는 침묵은 공동체가 없는 고독처럼 위험하다. 침묵과 말, 고독과 공동체는 함께 있다.

우리가 마셔야 할 잔에 대하여 그리고 그 잔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진정한 훈련이 필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기 대면을 피하기 위하여 침묵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것처럼, 다른 이들과의 대면을 피하기 위하여 우리의 내적인 삶에 대하여 말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알거나 만나는 사람 모두가 우리 자신의 잔 속에 있는 것에 대하여 반드시 얘기를 들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를 안전하게 해주지도 못하고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가장 깊숙한 내면을 드러내는 것은 서투르고 현명하지 않으며 위험스럽기조차 하다. 그것은 공동체를 형성시키지 못하며 오직 서로 당황스러움만 일으키고 수치감을 심화시킬 뿐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우리의 깊은 마음속으로부터 함께 말할 수 있는, 사랑과 배려를 보여주는 친구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친구들은 은폐가 가져오는 마비상태를 무력함을 치워버리고, 우리에게 안전하고 거룩한 자리를 줄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우리의 가장 깊은 슬픔과 즐거움을 표현할 수 있으며 그들은 사랑 안에서 우리를 대면할 수 있고 더 큰 영적 성숙으로 나아가도록 우리에게 도전할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반대의사를 표현할지도 모른다: “난 그런 믿을만한 친구들도 없고, 어떻게 그런 사람들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반대는 예수가 우리에게 마시라고 요구하는 잔을 마셔야 한다는 두려움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우리의 잔을 바닥까지 다 마시는 영적 모험의 여정에 완전히 투신할 때에 같은 여정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격려하고 우정과 사랑을 주는 모습들을 곧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삶의 유일한 관심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친구들을 보내주시는 것을 내 자신이 경험한 것은 가장 큰 축복이었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에게 가까운 사람들을 당신을 위하여 복음을 위하여 떠나면 백 배의 인간적인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수가 말한 그 신비스러운 역설이다(마르꼬 10,29-30).

­「이 잔을 마실 수 있겠는가?」에서

 

*이 글은 1998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 올비스에서 출판된 <Henri Nouwen>(Robert A. Jonas 구성)을 부분적으로 옮긴 것입니다.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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